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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아침편지1899]2018.8.24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람이 있어서

    샬롬! 오늘 하루도 내내 평안하시길 빕니다. 국제구호전문가인 한비야 씨는 다른 사람보다 후각이 특별한데, 최근 ‘가을 냄새를 맡았노라’고 밝혔습니다. 희미하지만, 확실히 가을 냄새를 맡을 수 있었답니다. 사실은, 제 후각도 만만치 않습니다. 그런데 저는, 코(후각)로만 가을을 느끼는 게 아니라, 귀(청각)로도 분명 가을을 느끼고 있습니다.

    이번 여름은 진짜로 더웠습니다. 그냥 ‘어우, 어우’소리가 터져 나왔습니다. 회사까지 출근하는데 약 10분, 아침인데도 온 몸이 땀으로 젖기에 충분합니다. 드디어, 회사에 도착해서 사무실 문을 여는 순간, 시원한 공기를 마주하며 “역시 여름엔 회사가 딱이야!”라고 외치곤 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사무실 문을 열었는데, 찜통 같은 열기가 훅 끼쳐왔습니다. 다음날도, 그 다음날도 사무실은 찜통 속이었습니다. 그때, 알았습니다. 그동안 누렸던 시원한 호사는 누군가가 나보다 먼저 출근해서 틀어두었던 에어컨 때문이었다는 것을. 그런데, 그 일을 감당했던 직원이 퇴직하는 바람에 더 이상의 호사를 누릴 수 없게 된 겁니다. 회사가 ‘딱’이었던 게 아니라, 먼저 와서 에어컨을 튼 그 동료가 ‘딱’이었던 것입니다. 이제 좀 알 것 같습니다. 새벽 첫 차를 타고 빌딩청소를 하러 다니는 분들 덕분에 깨끗한 곳에서 일할 수 있음을. 뙤약볕 아래 생수통을 나르는 택배기사분들 덕분에 목마름을 해소할 수 있음을. 24시간 불이 꺼지지 않는 파출소가 있어서 늦은 야근 길에도 맘 놓고 귀가할 수 있다는 사실을.(출처; 빛과 소금, 서진아)

    사람이 필요한 곳에 누군가가 그 자리를 지키고 있어서, 이 사회는 원활하게 돌아가고 있는 겁니다. 오늘도 내 자리를 잘 지켜야겠습니다.(물맷돌)퍼옴

    [주께서 이 모든 것들을 영원히 제자리에 두셨으니, 어찌 그 자리를 지키지 않으랴!(시14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