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안녕하지 못한 노인들

    [아침편지1727]2018.2.5

    안녕하지 못한 노인들
 
    샬롬! 이번 한 주간도 내내 무탈하시길 빕니다. 우리나라 3대 외무부장관을 지내신 ‘변영태’라는 분은, ‘아령전도사’라는 별명이 있을 정도로, 늘 아령을 끼고 사셨답니다. 외국에 가실 때에도 꼭 아령을 지참했다고 합니다. 일찌감치 아령을 준비해두고 있었는데, 최근 다시금 아령운동을 시작했습니다. 제법 운동이 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늦겨울 어느 날, 날씨는 골목을 얼어붙게 하면서 칼바람을 쏟아냈습니다. 파지 줍는 할머니의 굽은 몸은 파지처럼 더욱 구겨졌습니다. 얼굴 주름은 협곡처럼 깊어졌고, 눈빛 그늘은 애씀의 흔적이 역력했습니다. 녹슨 손수레에 박스 한 장을 싣기 위해서 과하게 비트는 그 몸이 위태롭게 흔들거렸습니다. “안녕하세요!”하고 인사했지만, 제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는지, 할머니는 저를 빤히 쳐다봤습니다. 저는 가볍게 목례하면서 웃음으로 인사를 대신했습니다. 잔뜩 웅크린 할머니의 뒷모습을 바라보다가, 저는 방금 내뱉은 인사말을 곱씹었습니다. ‘안녕…,하세요, 라니.’ ‘안녕’할 수 없는 사람에게 ‘안녕’이라는 인사말이 얼마나 쓰디쓸까요? 하루하루 가까스로 버티고 서있는 사람에게 ‘안녕하세요!’라는 인사가 얼마나 공허한 말일까요? 파지를 줍는 노인들의 가난은 통계에 잡히지 않는다고 합니다. 폐지를 주우면서 생계를 이어가고 있는 175만 명의 노인들은 오늘도 안녕하지 않습니다.(출처: 빛과 소금, 이승연)

    이 세상의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는 ‘노년인생’입니다. 노년기를 여유롭게 보내는 분들도 많지만, 그렇지 않은 분들도 우리 주변에는 결코 적지 않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물맷돌) 퍼옴

    [이제 내가 늙어 백발이 되었습니다. 나를 버리지 마소서. 내가 주의 힘과 능력을 오고 오는 모든 세대에 전할 때까지 버리지 마소서(시71:18)]